최근 몇년간 잠잠할 줄 알았던 헬스장 먹튀 사건이 또 들려왔다. 남의 돈 먹고 튀는 놈들 제정신인가? 싶겠지만 이들 대다수는 ‘제대로 된 사업’보단 외부에 시선을 돌리며 시간을 질질 끌다가. 더 이상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된다.
헬스장이 유난히 먹튀로 ‘유명하다 오해받기’ 쉬운 이유.
사실 먹튀는 헬스장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업종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다만 피트니스 비즈니스가 좀 더 집중적으로 조명받는 이유는 타 업종 대비 꽤나 꾸준히 금액의 규모가 큰 편이고, 회원 수도 많은 편인데다가.
‘기업형’이라고 일컬어 지는 곳들 마저도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해외 헬스장들의 사례를 유심히 보면, 우리나라 시장은 꽤나 기형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누구나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딱히 ‘대기업’이 없고 중소형 규모의 ‘작은’ 규모가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는데 그 중 상당 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게다가 위치도 제각각.
운동기구만 가득하면 헬스장일까?
헬스장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순수 비용은 어지간한 비즈니스 운영 비용들을 견주거나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무슨 말이냐, 절대 다수의 헬스장들이 시설 이용료만 받아서는 헬스장 유지가 안된다. 회원 수가 많아지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순간이 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손익분기점은 남이 넘겨주지 않는다. 게다가 경쟁업체들 틈바구니에서 가장 쉬운 경쟁력은 ‘가격’이라 생각한 나머지 매번 무리한 프로모션으로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즉. 내새울게 가격인 곳들은 어느 순간부터 정가와 할인률 개념이 점차 기준 점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회원 수는 줄어들고, 매출이 당장 나오지 않으니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격을 낮추면 그 이후부터는 당연히 현금흐름이 나빠지게 된다.
지점이 많아봐야 소용 없다.
6개 지점에서 흑자를 내고 있고 1개 지점이 적자라면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적자 지점을 정리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적자가 프로모션으로 매꿔지는 적자라면 어떨까? 30%, 40% 할인 할 때마다 잠시나마 매출이 오르고 고정비용으로 빠져나간 비용 이상의 순수익이 보전된다고 하면?
사람 심리가 다 그렇듯이, 이 위험신호를 지나치기 마련이다. 매일 같이 숫자를 보는 사람도 당장 매출이 나오고 고정비용보다는 더 ‘잘’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기에
예상컨데 우리나라 헬스장의 꽤 많은 곳들은 ‘손익 분기점’의 개념 보다는 ‘현금 창출 능력’에 현혹된 비즈니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15개 지점에 매출을 내기 시작하면 탐욕스럽게 다음 먹잇감인 헬스장을 ‘저렴하게’인수하는데에 몰두 하는 것.
아쉽게도 ‘피트니스 관련’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수요창출 한계가 분명히 존재 한다. 기존 잘되는 헬스장을 인수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당장 매출이 나오다가 안나오면 대부분의 헬스장은 가격을 경쟁사보다 저렴히 하는데에만 몰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봤을 때엔 ‘어 여기 괜찮은데 왜이렇게 사람이 없지?’할 수 있다.
마케팅의 부재다.
대규모 먹튀사건에 대한 시뮬레이션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대규모 먹튀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코드를 활용해 분석을 요청했다.
https://colab.research.google.com/drive/1ntm4sd2TRABmpl3IE0IoxhBUy1mB-yX_?usp=sharing
초기에는 지점 오픈전에 현금을 여러 경로에서 수급이 가능함으로 매출도 커보이고 실질적으로 영업이익율도 개선이 되는 순간이 있지만, 문제는 급하게 먹은 떡이 체하듯. 안정화되지 못한 일부 지점들에서 발생하는 ‘순손실’이 서서히 자본을 잠식해 들어간다.
많은 것들이 생략된 시각화 이지만 매출과 고정비용의 관계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일부 적자 지점이나 시점에 ‘적자’발생이 기업 운영에 왜 치명적인지는 다음과 같다.
- 현재 들어오는 수익은 미래의 ‘채무’이다.
예를 들어 PT권등이 해소되지 않은채 쌓여 있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또 환불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 대부분 고정 비용은 폐업 결정 시점 이후에도 계속 지출이 일어난다.
- 이전 손실에 대한 보전이 가능한 그 이상의 매출액 상승으로 ‘전체 자본’이 +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즉. 지난 달에 3천만원을 손해봤고 그 다음 달에 2천만원 이익을 봤으면 여전히 손실액은 천만원이라는 계산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건 역시나 이 천만원이 진짜 ‘손실액’ = 천만원 이라고 볼 수 있냐는 건데
현금이 계속 생기면 방심하는 가장 큰 부분.
헬스장 같은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꾸준히 이러니 저러니 해도 ‘현금 창출’을 일구어 낸다는 점이다. 월세도 내야하고, 각종 공과금에 직원 급여도 주어야 하니 당연한가 싶겠지만.
절대다수가 선불로 ‘일정 기간’ 에 대한 이용을 담보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여기서 잠깐. 국내 박리다매식 헬스장의 대부분 수익모델은 PT 수입에 당신의 상상이상으로 크게 의존한다. 그 말인 즉슨- 영업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 순간이 도래하면 헬스장은 현금 창출 능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그건 직원의 퇴사일 수도 있고, 경쟁사로 PT회원이 넘어가는 등 부터 정말 각양각색의 경우일 수 있는 셈.
공간비즈니스를 예로 들어보자. 펜션 사업을 하는데 만실인 경우야 꼬박꼬박 월 매출이 잘 나오는 훌륭한 효자겠지만, 비수기가 도래 했을 때 펜션이 큰 적자를 보는 구조일 때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여기서 공간 비즈니스와 다른 또 하나의 특징. 바로 PT나 시설 이용권은 해소해야하는 재고 자산이자 채권이라는 것은 헬스장이 금융업처럼 ‘뱅크런’ 상황에 취약 하다는 점도 여실히 드러내는 단서이다.
대부분의 헬스장은 신규 이용객을 모집하는데 그리고 해당 신규 이용객의 재등록율을 유지하는데 많은 애를 먹는다. 헬스 시장은 무척이나 큰 시장이지만, 이를 이용하는 주 이용층인 2030세대의 지갑사정은 나날이 줄어들고 이용 개월 수도 하락하기 마련이다. 즉 헬스를 필요로 하는 ‘동기’를 창출할 능력이 부족한 헬스장이 많은 점은 결국 해당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고객경험이나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하지 않는 헬스장들은 뒤쳐지게 되고, 헬스장이 자생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구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저가형 헬스장들은 ‘현금이 융통되는 상황’에 적자로 폐업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쉽게 말해 돈은 벌고 있는데 망해가는 것. 그리고 그 망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헬스장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서야 끝을 고한다.
헬스장 먹튀 전조증상?
헬스장 먹튀의 주요 전조증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많이 꼽는다.
- 현금 할인가 제시 (현금으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달라고 하거나 계좌 이체등을 요구함)
- 1년 이상의 장기 회원권등 업세일링 집착 (실적 문제도 있겠지만)
- 공과금등 관리비 및 각종 세금 체납 및 지연
- 회원이탈 가속화
- 모호한 환불 규정
- 파격적인 할인
등 여러가지가 존재하지만, 그 어느 것도 소비자의 돈을 보호해주기 어려운 것들 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카드로 할부로 나누어서 결제하는등을 통해 추후 ‘항변권’을 신청해 구제를 받는 것.
하지만 이마저도 카드사의 수수료나 할부로 인해 증폭되는 금액을 고려 하자면 쉽지 않은 선택인 것은 분명하다.